물류 자동화의 경쟁이 로봇 한 대나 설비 한 종류를 들이는 데서 물류센터 전체 운영 구조를 다시 짜는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 입고·보관·피킹·포장·출고를 각각 자동화하는 수준을 넘어, 주문 변화와 물동량 증감에 맞춰 전 공정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프랑스 물류 자동화 로봇 기업 엑소텍은 2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엑소세미나 서울 2026’을 열고 첨단 물류센터를 위한 자동화·로봇 도입 전략과 국내외 적용 사례를 공유했다.
행사에는 오지석 엑소텍 한국지사장, 김철민 비욘드엑스 대표, 김대환 CJ올리브네트웍스 제조물류사업팀장, 손명운 LG CNS 자동화·로봇사업팀장 등이 연사로 참여했다. 세미나는 ‘첨단 물류센터를 위한 물류 자동화와 로봇 도입 전략: 전방위 프로세스 설계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진행됐다.
엑소텍은 이커머스 성장에 따른 주문 형태의 복잡화, 인건비 상승과 인력 부족, 빠른 배송 수요가 물류 운영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자동화 도입의 판단 기준도 개별 장비의 처리 성능보다 물류센터 전 공정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확장할 수 있는지로 옮겨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지석 엑소텍 한국지사장은 글로벌 물류센터의 스카이팟(Skypod) 적용 사례를 소개하며 고밀도 보관, 주문 처리 속도, 물동량 변화 대응이 자동화 설계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오 지사장은 “물류 자동화는 특정 공정에 로봇이나 설비를 도입하는 것을 넘어 물류센터의 전체 운영 구조와 프로세스를 통합적으로 설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각 기업의 운영 환경과 성장 계획에 맞는 자동화 전략을 구상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물류 자동화의 적용 무대가 제조 현장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손명운 LG CNS 자동화·로봇사업팀장은 유통·택배 분야에서 축적한 자동화 기술과 운영 경험이 생산 현장의 물류 문제를 푸는 방향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 팀장은 이커머스 성장세 변화와 대형 허브 중심의 택배 물류망 구축 진전으로 신규 물류센터 투자 환경이 과거와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물류 현장에서 검증된 자동화 설비와 로봇을 제조업 공정에 적용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자동차용 배터리 공장 사례를 들어 고정형 설비에 의존하던 자재 이송·보관 구조를 재구성한 방식을 소개했다. 공정 사이 자재 이동에는 자율이동로봇(AMR)을 활용하고, 보관 구간에는 모듈형 셔틀 시스템을 적용해 공정 변화와 생산량 변동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물류 자동화는 설비를 설치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기존 물류관리시스템과의 연계, 데이터 활용 방식, 작업자 역할 변화, 품목 특성과 주문 구조, 향후 물동량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초기 투자비가 큰 만큼 현재의 물량 처리 능력만 보고 장비를 결정하기보다 운영 구조 전체를 기준으로 도입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점도 이날 논의됐다.
김대환 CJ올리브네트웍스 제조물류사업팀장은 고성능 토트스토리지를 기반으로 한 유연한 물류체계 구축 사례를, 김철민 비욘드엑스 대표는 물류 산업 변화와 향후 방향을 각각 발표했다. 참석자들은 발표 뒤 마련된 네트워킹 프로그램에서 자동화 도입 과정의 현장 과제와 로봇 시스템의 확장성, 공급망 변화 대응 전략 등을 논의했다.
엑소텍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창고 자동화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르노그룹, 까르푸, 유니클로, 갭, 데카트론, 지오디스, 세바로지스틱스 등 글로벌 기업이 엑소텍 솔루션을 도입했으며, 전 세계 200개 이상 물류 거점에서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