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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스마트팜…‘자동화’ 넘어 정밀관리 산업으로

환경·사양 데이터 통합해 생산성·에너지 효율 개선…농가 보급과 수출 기반 확대 추진

축사 천장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장치가 온도와 습도, 암모니아·황화수소·이산화탄소 농도를 훑는다. 습기가 차기 쉬운 음수 라인 주변에는 깔짚을 뿌린다. 환기팬은 축사 온도가 기준치에 도달한 뒤 작동하는 대신, 외부 날씨와 닭의 발열량 등을 계산해 필요한 시점에 미리 돌아간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이 26일 공개한 ‘2세대 육계 스마트팜’의 모습이다. 기존 자동급이·급수·환기 장비에 데이터 수집과 예측 제어 기능을 얹어 농장주의 경험과 직관에 의존하던 축사 관리를 데이터 기반 판단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2세대 스마트팜…‘자동화’ 넘어 정밀관리 산업으로 - 산업종합저널 FA
유동조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생명환경부장(e브리핑 영상 캡처)

유동조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생명환경부장은 이날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축사 환경과 닭의 사육 상태를 더 정밀하게 관리하기 위해 개발한 기술”이라며 “기존 장비와 새로 개발한 기술의 정보를 하나로 묶어 농장주가 필요한 관리 조치를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주행 장치가 축사 환경 ‘지도’ 만든다
기존 1세대 육계 스마트팜은 사료 공급과 급수, 환기 등을 자동화하는 개별 장비 중심이었다. 장비별로 수집된 사료 섭취량과 온·습도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축사 상태 판단은 농장주의 경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다.

2세대 시스템은 주행형 환경관리장치, 능동형 환기제어 기술, 통합관리시스템으로 구성된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스마트팜 다부처패키지 혁신기술 개발사업을 통해 전남대학교, 이모션과 공동 개발했다.

주행형 환경관리장치는 축사 천장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이동하면서 여러 지점의 온도와 습도, 암모니아·황화수소·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한다. 측정값은 축사 안 위치별 환경 차이를 색상으로 보여주는 2차원 분포도로 만들어 통합관리시스템에 제공된다.

유 부장은 “농장주는 환경 상태를 한눈에 살펴보고 관리가 필요한 지점을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치는 습해지기 쉬운 음수 라인 주변에 깔짚을 자동 살포하는 기능도 갖췄다. 현장 실증에서 주행형 환경관리장치를 적용하지 않은 사육동과 비교해 암모니아 배출량은 20.7% 감소했다.

‘사후 환기’에서 ‘예측 환기’로
능동형 환기제어 기술은 온도 변화가 발생한 뒤 환기팬을 돌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변화 가능성을 미리 계산해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존 방식은 축사 내부 온도 센서값이 설정 온도에 도달하면 환기팬을 가동하는 사후 대응 방식이다. 반면 능동형 환기제어는 외부 기상 조건과 축사 구조, 단열성능, 닭의 발열량 등을 반영해 필요한 환기량을 예측하고 환기팬 가동을 조절한다.

유 부장은 “축사 내부 열 환경이 변화한 뒤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예측해 환기팬을 미리 가동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남원 실증 농가에서는 기존 온도 센서 기반 환기 방식과 비교해 고온기 낮 시간대 축사 내부 온도가 1.5~2.0도 낮아졌다. 터널팬 가동량은 48.3%, 전력 사용량은 35.2% 감소했다.

다만 동물복지 효과는 별도 지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장길원 국립축산과학원 스마트축산환경과장은 질의응답에서 스트레스 지수나 행동 변화까지 세밀하게 조사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 농도 저감은 닭의 호흡 환경과 축사 작업자의 근무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세대 스마트팜…‘자동화’ 넘어 정밀관리 산업으로 - 산업종합저널 FA
AI가 생성한 이미지로, 실제 장면이 아닌 이해를 돕기 위한 것입니다.


생산지수 4.8% 개선…‘일반화’는 아직
국립축산과학원은 전북 남원의 54,000수 규모 무창 육계사 2개 동 가운데 1개 동에 2세대 스마트팜을 구축해 실증했다. 해당 농가는 기존에 급수 관리기, 사료빈 관리기, 환기팬, 통합제어기 등 1세대 장비를 갖추고 있었다.

도입 전후 생산성 분석 결과 생산지수는 357에서 374.1로 4.8% 높아졌다. 사료요구율은 1.47에서 1.42로 3.4% 개선됐고, 육성율은 96.8%에서 98.8%로 2%포인트 상승했다.

연구진은 사료요구율 개선과 육성율 향상 효과를 3만 수 규모 육계사 1개 동이 연간 6회 사육하는 조건으로 환산해 연간 약 1,450만 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평균 출하체중 1.5kg, 사료 가격 kg당 592원을 적용한 추정치다.

하지만 실증은 남원 농가 1곳에서 이뤄졌다. 장 과장은 “현재 한 농가를 대상으로 기술 개발과 현장 실증을 한 것은 맞다”며 “사육 조건과 방법은 농가마다 다르기 때문에 생산지수 5%, 육성율 2%포인트 향상 같은 수치가 모든 농가에서 동일하게 나타난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1세대 장비가 설치된 농가에서 2세대 장비를 추가했을 때 향상 효과를 확인한 만큼, 현장에 적용할 경우 개선 가능성은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투자비 5,000만원부터…추가 실증 관건
경제성은 보급 확대의 핵심 변수다. 3만 수 규모 육계사 1개 동에 2세대 스마트팜을 새로 구축하려면 약 8,000만~1억 원이 필요하다. 다만 1세대 설비를 갖춘 농가가 2세대 기술을 추가할 경우 초기 비용은 약 5,000만 원으로 추산된다.

장 과장은 “1세대 시설이 있는 실증 농가에 2세대 설비를 더하는 경우 5,000만 원 정도의 초기 비용에 연간 1,450만 원의 경제적 효과를 예상하고 있어 5년 이내 투자비 회수 효과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새로 도입하는 농가의 경우 초기 투자비는 더 들지만, 1세대 장비까지 함께 도입하면 경제적 효과도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판단이다.

도입 조건도 있다. 통신·전력 설비를 갖춘 무창 육계사에 적용하는 것이 적합하고, 주행형 환경관리장치를 설치하려면 장비가 이동할 레일과 하중을 견딜 H빔 구조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일반 축사보다 현대화된 시설을 갖춘 농가를 중심으로 보급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정읍 지역 농가 1곳에 추가 실증을 진행한 뒤 2027년 신기술보급사업을 통해 8개 농가로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범사업 대상 농가는 지자체의 신청을 받아 시설 여건과 농장주의 도입 의지 등을 평가해 선정하며, 시범사업은 농가 자부담 없이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 부장은 “농장주의 경험에 주로 의존하던 육계사 환경관리에 현장 데이터를 더해 정밀한 관리 판단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농가가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이어지도록 현장 적용성과 보급 기반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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