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배너
윙배너

[구로중앙유통단지①]글로벌 반도체 대란 여파...전자부품 유통업계도 ‘발 동동’

정부 K-공급망 대책, 유통업계는 소외?

“반도체 대란 이후 크게는 30% 이상 매출이 하락했죠.”

구로중앙유통단지에서 전자부품을 유통하는 한 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해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은 유통업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구로중앙유통단지①]글로벌 반도체 대란 여파...전자부품 유통업계도 ‘발 동동’ - 산업종합저널 전자
△구로중앙유통단지 상가엔 ◇◇전자, □□반도체, △△세미컴과 같은 상호를 내건 간판이 즐비했다. 전자 부품 유통을 담당하는 업체들이 입주한 이곳은 IC, 디스플레이, IGBT 등 다양한 전자부품을 유통해 국내에 공급한다.

반도체‧전자부품 유통점을 운영하는 A씨는 부품 수급이 어려워 애를 먹는다고 말했다.

A씨는 “중국에서 반도체 부품을 보내줘야 하는데 지난해만 해도 수급이 4~5개월이나 미뤄졌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일반적으로 주문부터 제품 도착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대략 6~9주였다면, 반도체 대란이 시작된 후 길게는 1년 이상 공급이 지연되며 납품주기가 길어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주문 후 물품을 인도받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인 ‘리드타임’이 길어지면서 전자부품 유통업계도 연쇄적인 매출 피해를 입었다.

비메모리 반도체 리드타임 여전히 길다

시장조사기관 서스퀘하나 파이낸셜 그룹(Susquehanna Financial Group)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3.1주였던 반도체 리드타임은 11월 22.3주로 두 배 가까이 늘면서 관련 자료 집계 이후 최장기간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요 증가와 코로나 이슈로 인한 공장 폐쇄, 물류 대란 등의 여파로 공급망 불안이 심화되자 비메모리 반도체 부족 문제가 본격화됐다.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Trendforce)가 최근 발표한 서버, 스마트폰, 노트북‧PC의 비메모리 부족현황 조사를 살펴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서버에서 FPGA(재설정가능반도체) 공급 주기는 최대 50주 이상이었다.

또한 PMIC(전원관리집적회로) 40-50주, MOSFET(스위치) 40-50주, LAN칩 40주, SoC(단일 칩 시스템) 30-40주, OLED DDIC(디스플레이 드라이버 구동칩)와 Touch IC는 각각 20-22주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부품 공급주기도 이와 비슷했으며 노트북‧PC 부품은 일부 지연이 완화됐으나 여전히 평상시 수준과는 거리가 있었다.

시장분석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은 공급 부족 문제가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DB미래전략연구소는 2022년 산업전망 보고서에서 반도체 수급불균형은 2022년 하반기에나 점차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의 톰 콜필드 최고경영자도 JP모건이 개최한 기술‧자동차 포럼에서 ‘올해에도 반도체 공급난 해소가 어려울 것’이라 말해 난관을 타개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글로벌 공급 쇼크 대비해 K-공급망 만드는 정부...유통업계 대책은?

반도체 수급 대란에 있어서 관련 업종에 속한 대기업은 어느 정도 자구책을 마련할 여지가 있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해외에서 부품이 공급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구로중앙유통단지 내 반도체 부품 유통기업에 근무하는 B씨는 “반도체 가격이 오르는 것보다도 수급 자체가 원활하지 않으니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부품 수급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이에 대한 정부 지원책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구로중앙유통단지①]글로벌 반도체 대란 여파...전자부품 유통업계도 ‘발 동동’ - 산업종합저널 전자
△부품 상점 앞에 스위치, 소켓, 포트 부품이 진열돼 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소부장 GVC(Global Value Chain) 특별위원회’를 신설해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소재분야의 미래기술연구실을 2025년까지 100개로 확대하고, 소부장 특화단지 협력모델 사업을 승인해 5년간 700억원 규모의 R&D와 1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 정책금융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열린 제8차 소재·부품·장비 경쟁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해외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공급망을 면밀히 검토하고 유사시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는 등 위기대처 능력을 강화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소 유통기업들이 이 같은 정부 대책을 체감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공급망 구축도 장기 대책에 속해 당장에 갈증을 풀기엔 역부족인 실정이다. 반도체 수급이 회복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는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권신혁 기자
ksh@industryjournal.co.kr


0 / 1000


많이 본 뉴스

[기획 2편] “인간형 로봇의 꿈, 기술보다 더 느리게 걷는다”

2021년, 일론 머스크는 “앞으로 육체노동은 선택이 될 것”이라며 ‘옵티머스(Optimus)’라는 이름의 인간형 로봇을 세상에 소개했다.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인간처럼 걷고 말하며 노동을 수행할 수 있는 ‘진짜 로봇’의 탄생이었다. 그는 이 로봇이 테슬라 차량보다 더 큰 가치를 창출할

[기획 1편] 인간의 일을 넘겨받은 기계, Figure 03의 선언

“인간형일 필요는 없었다…그러나 인간의 자리로 들어왔다” 인간은 오랫동안 ‘일’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왔다. 하지만 지금, 이 전제가 흔들리고 있다. 로봇이 현장을 대체하고, 인공지능이 생각을 모방하며, 일하는 인간의 자리가 서서히 해체되고 있다. 본지는 이 흐름 속에서

[심층] ‘유령기지국’ 통한 소액결제 피해…디지털 인증 체계의 사각지대

경기 광명시와 서울 금천구에서 KT 이용자를 중심으로 소액결제 피해가 다수 보고되면서, 불법 초소형 기지국, 이른바 ‘유령기지국’ 개입 가능성이 제기됐다. KT는 9일 일부 통화 기록에서 실존하지 않는 기지국 ID가 확인됐다고 밝혔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현장

[심층기획] “기술을 지켰다면, 사업은 무너지지 않았다”

기술을 빼앗겼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 그는 너무 늦었음을 깨달았다. 함께 개발하자며 도면을 요청한 상대는, 이후 연락을 끊었고 몇 달 뒤 유사한 제품을 출시했다. 계약서에는 권리 귀속 조항이 없었고, 그가 증거라고 주장한 파일은 상대 기업의 서버에 있었다. 법원은 입증 부족을 이유로






산업전시회 일정


미리가보는 전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