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M 등으로 드론 시장이 커지면서 경량화 이슈도 덩달아 커지고 있습니다. ‘2023 대한민국 드론·UAM 박람회’에서 만난 드론 모터 제작 업체에서는 “볼트 무게 하나도 아쉽다”라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본지에서는 '볼트 머리에 구멍을 뚫는다'라는 단순한 아이디어로 볼트의 무게와 부피를 줄인 경량화 볼트, '볼츠원 볼트'를 개발한 볼츠원(Bolts ONE) 임창기 대표를 만나 개발 계기와 개발과정에서의 어려움 등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다음은 임창기 대표와 일문일답 내용.
Q1. 주력상품의 시장경쟁력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저희 제품과 기존 제품에 비해 그냥 보기에도 머리 두께가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볼트 머리부에 구멍을 뚫는, 개구하는 게 저희 원천 기술이라서 조임력도 향상이 되고 머리 두께도 획기적으로 얇아졌기 때문에 전체 무게가 40% 이상 줄어들었습니다.
또, 단순히 머리부 두께만 줄었다고 해서 볼트 자체의 무게만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통상적으로 어떤 제품을 제작할 때 볼트의 머리부가 돌출되는 것을 미관상, 기능상 좋지 않다고 했을 때 ‘머리 파기’ 작업을 많이 하게 됩니다. 하지만 저희 제품은 머리부가 얇기 때문에 부품에서도 머리 파기 깊이를 깊게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를 통해 부품 자체의 무게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존보다 경량화된 완제품이 나올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최근에 저희 양산제품이 나오면서 드론업계 대표님들에게 호응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드론 경량화 이슈가 커서 저희 제품이 기존에 비해 다소 비싸더라도 더 좋은 드론 제품을 만들기 위해 저희 제품을 찾는다고 합니다.
향후에는 소위 말하는 UAM이라고 사람들이 이동수단으로 타고 다니는 드론 이슈도 있겠습니다. 그 시장 규모는 앞으로 굉장히 큰 시장 규모가 될 것입니다. 전기차의 배터리 경량화 이슈도 있고요. 저희는 그때를 대비해서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신제품들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습니다.
Q2. 경량화 볼트의 개발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실 제 전공은 공업 쪽이 아니고 조각 전공입니다. 그래서 용접을 하거나, 돌을 깨거나 혹은 목조 등 다양한 작업을 많이 했었는데, 우연치 않게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서 교재를 만들다가 바닥에 볼트를 체결할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불안정하게 흔들리기도 하고 볼트가 튀어나와서 너무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술 자체는 우연치 않게 아이디어가 떠올랐지만, 사업화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기술 자체가 독점 기술이 되지 않으면 시작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해서 창업하기 3년 전부터 전 세계 라이센스에 대해서 공부를 했고, 이 아이디어가 라이센스를 획득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저희 볼츠원의, 어찌 보면 아주 단순한 기술인 ‘볼트 머리부에 구멍을 뚫는다’는 것은 향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어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라이센스 획득 후에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Q3. 경량화 볼트 개발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정말 많이 힘들었습니다. 제품의 특허나 라이센스를 획득하는 것들은 제가 열심히 알아보고, 또 그간 알던 유능한 변리사들과 해결할 수 있었는데,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뿌리산업, 기초산업분야가 굉장히 열악합니다. 정말 좋은 기술을 갖고 있는 기술자분들은 나이가 많으시기도 하고요.
볼트 하나가 만들어질 때 굉장히 많은 분야가 필요합니다. 금형도 종류가 다양하고 그런데, 이 금형을 만드는 회사, 전문적인 파스널 쪽의 금형을 만드는 회사가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몇 군데 안되고요. 또, 단조, 전조, 그런 공정 과정에서 제가 제일 힘들었던 건 제대로 된 정말 실력 있는 기술자분을 찾는 과정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어떤 경우는 정말 기술이 좋다고 물어물어 찾아갔는데, 시간만 허비하고 기술 개발이 되지 않는 일도 겪기도 했습니다.
그런 여러 시행착오 끝에 지금은 각 분야에 좋은 기술을 가지신 사장님들과 협업을 하고 있어서 양산 제품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도 수많은 종류의 기술 개발을 할 때 힘들겠지만 해내고 나면 그만큼 어떤 큰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Q4. 힘든 환경에 놓인 소상공인, 특히 뿌리산업 종사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까요? 우리나라의 열악한 뿌리산업 분야에 종사하시는 사장님들, 일하시는 분들 많이 힘들어하시는데요. 최근에 경량화 볼트 외에 ‘돌기머리’라는 기술도 가지고 있어서 양산을 하려고 관련 업체를 찾아봤습니다. 그런데 그냥 중국에서 수입해서, 일종의 라벨갈이처럼 해서 그냥 파시는 분들도 많아서 안타까웠습니다.
또, 제가 많은 분들을 만나서 보면 기술이 부족한 분들도 있고, 기존 규격 제품을 양산하는데 가격 단가 등이 맞지 않아서 힘들어하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말 좋은 제품,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새롭게 개발하고, 그 제품이 기존 제품보다 훌륭하다면 더 좋은 가격도 받을 수 있고 기술력도 올라갈 것입니다. 따라서, 전 세계 어디 내놔도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드신다면 우리나라 뿌리산업도 미래가 밝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