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2023년 G20 의장국으로서 '포용적이고 공평한 지속가능 성장(inclusive, equitable and sustainable growth)'을 달성하기 위한 여러 우선순위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녹색개발, 기후금융 및 환경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포용적이고 탄력적인 성장,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진행 가속, 기술혁신과 디지털 공공 기반 시설, 여성 주도의 개발 등을 G20 우선 순위로 제시한 가운데,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에 대한상공회의소는 6일 대한상의 회관에서 난단 닐레카니(Nandan Nilekani) 前 인포시스(Infosys) 회장을 초청해 ‘인도의 디지털전환 전략 세미나’를 열고 인도의 디지털 전환과 기업 비즈니스 활용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난단 닐레카니 前 인포시스(Infosys) 회장
난단 닐레카니 前 인포시스 회장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들어오고 그 아이디어가 엄청난 규모로 확장되며 유기적 변화를 일으키고, 또 그 변화들이 결합하며 혁신을 이룬다"라며 "디지털 혁신은 돌이킬 수 없는 비선형적 변화"라고 말했다.
9년 전에는 인도인의 20%만이 은행계좌를 갖고 있어 사용률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은행권 혁신을 통해 현재 그 수는 80%까지 늘었다. 또 2016년 UPI, 즉 통합결제인터페이스를 도입하면서 6년 만에 1천5백만 명이 UPI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전환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 내셔널 플랫폼에서 백신 신청이 가능해 2억 1천500만 개의 백신을 모든 인도인들에게 전달하며 백신 접종률을 높일 수 있었고, 디지털 인증서를 통한 접종 인증도 가능해졌다.
이같은 사례들을 소개한 난단 닐레카니 전 회장은 "다른 나라에서는 47년 정도가 걸릴 이 변화는 기술 활용으로 가속화됐다"라며 "금융통합과 모바일 적용 등의 혁신이 가능했던 이유는 KYC(Know Your Customer) 덕분이다. ID 시스템을 이용해 모든 인도인들이 디지털화 되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YC 활용을 시작으로 인도는 디지털 인프라를 넓혀 가기 시작했다. 그는 "인도의 온라인 사업들은 광고 수익보단 소액 결제 시스템을 기본으로 한다. 그래서 온라인 소액결제(micro tranjection) 경제를 구축하는데 UPI(통합결제 인터페이스)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라며 "UPI 이용해 데이터를 모든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게 하고, 전국적인 수준의 데이터를 서로 공유하며 사용할 수 있게 하는 India Stack 통해 인도의 생체인식 디지털 신분증인 ‘아다르(Aadhaar)’를 도입했다"고 했다.
아다르는 인포시스(Infosys)가 2009년도 시작한 인도의 주민등록번호 프로젝트다. 닐레카니 회장의 말에 의하면 당시 정부의 협력으로 6천 명의 아이디를 모아 시작했고 현재 12억 명의 사람들이 이 아이디를 갖고 있다. 모든 사람들에게 각자 자신의 고유한 식별 번호(아이디)를 발급함으로서 지문, 홍채 등 생체인식을 통해 신분을 입증하는 이 방식은 하루 약 8천만 번이 사용되고 있다.
또 2016년 도입한 UPI도 활발히 쓰이며 한 달에 약 9억 개의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호환가능한 네트워크로 구글페이, atm 등 어떤 결제 기기와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든 통합 사용이 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신증명서, 졸업증, 운전면허 및 각종 문서들을 앱으로 저장해 활용할 수 있는 DigiLocker, 용자가 은행, 보험, 세금 데이터 등 자신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DPI 등을 소개한 닐레카니 전 회장은 "인구 수만큼의 데이터 베이스를 활용할 수 있어 데이터에 접근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혁신적 시스템"이라고 했다.
이어 "이 시스템을 구축하고 나서 현금으로 거래되던 100억 달러 가량이 은행 결제로 이전됐다. 즉, 팬데믹이나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및 여러 비상사태에서도 자유로이 결제가 가능해진 것이다. 또 인도의 GDP 성장률은 3.58인데 비해 세금 징수 성장률은 4.06에 달하며 세금 납부 비율이 GDP보다 높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에 의하면 지금까지는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인도 자본시장은 금리인상의 영향으로 국내 투자자에 의존하게 된 상황에서 자동결제 방식으로 국내 투자자도 많아졌다.
오프라인 거래 위주의 비공식적, 생산성이 낮은 경제에서 온라인의 cash-less 방식으로 공식적인, 고생산성 경제로 전환되고 있다고 평가한 닐레카니 전 회장은 향후 몇 년 이내 인도는 2조 5천 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성장을 이룩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인도 사원에 방문할 때 내는 종교 기부금도 이제는 QR코드를 활용한다. 전통적인 세상과 새로운 현대 세상이 통합되는 것이다. 그만큼 경제성장을 이룰 새로운 모델 구축이 광범위하게 이뤄지며 모든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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