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배너
윙배너

추석 물가 6.3% 내렸다는데…소비자는 “장보기 겁나요”

‘많이 오르고 조금 내린’ 물가에 허리띠 졸라매는 소비자

추석 물가 6.3% 내렸다는데…소비자는 “장보기 겁나요” - 산업종합저널 동향
26일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소비자들이 식재료를 고르고 있다

“얼마 사지도 않았는데 10만 원 나왔어요. 추석 차례상 재료 사러 내일 또 와야 하는데 장보기가 겁나요”

26일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만난 가정주부 A씨는 기자에게 영수증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채소와 고기 등 몇 가지 식재료가 든 쇼핑카트는 4분의 1도 차지 않은 모습이었다.

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성수품 공급, 할인 지원 등 수급안정 대책을 추진해 20대 추석 성수품의 소비자가격이 지난해보다 낮아졌지만, 소비자의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낮아졌다는 정부, ‘착시’ 불과

기획재정부가 25일 발표한 ‘농축수산물 20대 추석 성수품 가격 동향’에 따르면 22일 기준 배추, 사과, 배, 닭, 참조기 등 20대 성수품 가격은 지난해 추석 전 평균보다 6.3% 낮아졌다.

물가가 낮아진 건 맞지만 ‘착시 효과’다. 정부가 물가가 크게 올랐던 지난해 추석을 비교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5.6% 상승했다. 특히 신선채소, 신선과일 등 계절 및 기상조건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5개 품목으로 작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2.8% 크게 올랐다.

지난달에도 소비자물가지수와 신선식품지수는 각각 전년동월대비 3.4%, 5.6% 상승했다. 이미 ‘많이’ 오른 상황에서 ‘조금’ 떨어졌으니 소비자의 체감 물가가 높은 건 당연하다.

‘비관적’ 돌아선 소비자심리지수…허리띠 졸라매는 소비자들

경제 상황을 보는 소비자의 심리도 비관적으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3년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 심리지수는 이달 중 99.7로 지난달보다 3.4p 떨어졌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생활형편,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등 6개 주요 개별지수를 합성한 지수로 경제 전반을 보는 소비자의 인식을 나타낸다. 100보다 높으면 ‘낙관적’, 낮으면 ‘비관적’이다.
추석 물가 6.3% 내렸다는데…소비자는 “장보기 겁나요” - 산업종합저널 동향
한산한 백화점 선물 세트 코너

소비자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백화점의 명절 선물 세트 코너는 한산했다. 점원 B씨는 "올해 설에도 선물 세트가 많이 나가지 않았는데, 추석을 앞둔 지금 더 찾지 않는 것 같다"며 "물가가 너무 올라 (자신도) 너무 힘들다"라고 말했다.

식재료를 사러 백화점에 온 A씨는 세일하는 상품만 골라 담고 재료 양도 줄였다. 그는 “지난 명절만 해도 소갈비를 3~4kg 사다 먹었는데 오늘은 1kg만 샀다”며 “원래 국산을 애용하지만 살 엄두가 나지 않아 호주산 소고기를 골랐다”라고 했다.

이어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는 부담스러우니 이렇게 구매할 수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
추석 물가 6.3% 내렸다는데…소비자는 “장보기 겁나요” - 산업종합저널 동향
26일 구로시장을 찾은 소비자들이 고기를 살피고 있다

전통 시장을 찾은 소비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26일 구로시장에서 만난 소비자 B씨는 “배 하나에 5000원인 걸 보고 너무 놀랐다”며 “어떻게든 싸게 사보려 전통 시장을 찾았지만, 물가가 너무 올라 꼭 필요한 식재료만 사 가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 지갑을 열지 않으니 상인들도 어렵다. 구로시장에서 채소 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오래 장사를 했지만 이렇게 안 되긴 처음”이라며 “채소 가격이 너무 올라 가게를 찾은 손님이 비싸다며 그냥 돌아간다”라고 털어놨다.


0 / 1000


많이 본 뉴스

저출산 문제 가시화···학령인구 감소로 폐교 위기에 몰린 학교들

수도권으로 번진 학령인구 감소 문제 최근 수도권 내 초·중·고의 폐교가 늘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서울시 교육청은 공고를 통해 도봉고등학교 통폐합에 따른 2023학년도 1학년 신입생의 미배정을 알렸다. 서울시 첫 일반계 공립고교의

차량용반도체 수급 완화로 실적 복구했지만…"언제든 위기 반복될 수 있어"

국내 완성차 5개사(현대, 기아, KG모빌리티, 르노, GM)가 3월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내수 시장에서는 7개월째 성장세를 이어갔다. 현대,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 문제가 점차 해소됨에 따라 밀린 수요를 공급이 따라잡으며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난 것으

한국, LFP 배터리 뒤늦은 진출…경쟁력 확보할 수 있을까

산업통상자원부가 11일 세계 최고 품질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개발을 목표로 233억 원 규모의 연구개발 과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세계 배터리 판매량의 35%를 점유한 전기자동차용 LFP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한국의 LFP 시장 진출

대기업 원하는 청년, 구인난 겪는 중소기업

대내외적 경제 어려움 속에서 취업난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의 구인난 역시 여전한 실정이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 열에 여섯은 대기업 취업을 원하고 있어 그 골은 깊어지고 있다. 이는 최근 한 경제단체가 청년구직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직장 선호도 조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중대재해처벌법 실효성, 역효과 논란…전문가와 함께 짚어봤다

현재 산업 안전 분야 최대 이슈는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이다. ‘2023 국제안전보건전시회(Korea International Safety&Health Show 2023, 이하 안전보건전시회)’에서 만난 산업안전용품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안전용품 관심이 늘었다’고 말했다. 법령에 명시






산업전시회 일정


미리가보는 전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