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KITA, 회장 윤진식) 상하이지부는 지난 4월부터 두 달간 중국 주요 10대 도시 소비자 1천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중국 소비 트렌드 설문조사 결과 및 시사점’ 보고서를 13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들은 상품 구매 시 품질(24.3%), 가성비(19.9%), 브랜드(19.7%) 순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와 50대 응답자는 품질보다 가성비를 더 중시했으며, 30대와 40대는 품질 및 브랜드를 중요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매 동기와 패턴 변화
중국 소비자의 상품 구매 동기 중 SNS와 친구 추천이 27.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할인 행사(20.2%), 매장 직원 추천(15.8%)이 주요 구매 요인으로 꼽혔다. 이와 함께, 상품 가격을 구매 요인으로 고려한다는 응답자 비중도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이는 최근의 불경기와 소득 감소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최근 증가하고 있는 라이브 커머스와 연예인을 활용한 상품 홍보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생방송 및 숏폼 영상(14.1%)과 연예인 사용 여부(8.1%)를 구매 요인으로 답한 비율이 2023년 대비 감소하면서, 소비자들이 이러한 홍보 수단에 대해 더욱 이성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령대별 구매 패턴
연령대별로는 50대 응답자의 24.3%가 할인 행사가 상품 구매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답변하며 가격에 가장 민감한 세대로 나타났다. 이는 이들이 퇴직 전후 세대에 속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5년 내 한국 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는 소비자는 53.3%로, 2023년 조사(43.1%) 대비 10.2%p 상승했다. 특히 여성(37.9%→58.7%)과 20대(41.2%→62.7%), 30대 소비자(40.4%→57.6%)의 구매 경험이 크게 증가했다. 한국 상품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여성(55.6%)이 남성(45.6%)보다, 20대(57.6%)와 30대(55.5%)가 40대(49.3%)와 50대(40.0%)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상품에 대한 인식
최근 5년 내 중국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구매한 한국 상품은 식품, 의류, 미용제품 등이었다. 이와 달리 영유아 제품과 전자제품 등의 구매 경험은 20% 미만으로, 일부 품목에 대한 구매가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 상품은 품질, 실용성, 안정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가성비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상대적으로 높았다. 제품 디자인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지난해 대비 5.6%p 상승(9.5%→15.1%)했으며, 이는 높아진 중국 소비자 안목에 부합하는 제품 디자인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한국 상품 구매의 어려움과 대체국가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 상품을 구매하지 않은 이유로는 상품 후기(52.7%)와 기업 이미지(51.8%), 국가 이미지(46.4%)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최근 악화된 한-중 관계로 인해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번거로운 사후 관리(A/S)와 구매 경로 부족 등으로 한국 상품을 구매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감소했다. 이는 국경 간 전자상거래 편의성이 증가하고 해외상품 구매 루트가 다양해지면서 서비스가 개선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 상품 대신 자국 상품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자는 63.1%에 달했다. 한국 상품을 대체할 국가로는 유럽(15.1%), 일본(14.4%), 미국(7.4%)이 지목되었다. 특히 일본산으로 대체하겠다는 응답은 3.9%p 증가한 반면, 미국산으로 대체하겠다는 응답 비율은 2023년 대비 6.6%p 하락하며, 지속되고 있는 미-중 갈등이 소비 패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마케팅 전략의 필요성
신선영 한국무역협회 상하이지부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 시장과 소비자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대상별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며,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는 숏폼 동영상 플랫폼과 기존의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적절히 활용하여 소비자 접점을 확장하는 동시에 온라인 구매 평 관리, 바이럴 마케팅 진행 등 중국 소비자를 사로잡을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 전략 마련, 경쟁 기업 벤치마킹, 중장기적 브랜딩 강화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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