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원장 진종욱, 이하 국표원)은 8월 30일 K-조선의 기술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고부가 미래선박 표준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번 로드맵은 지난 5월에 발표된 ‘첨단산업 국가표준화 전략’의 일환으로 마련됐으며, 국내 조선업계의 기술 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산·학·연 전문가들이 협력해 고부가 미래선박 표준화 포럼을 통해 구체화됐다.
최근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규제를 강화하고, 자율운항 선박 관련 규정도 새롭게 마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제표준(ISO)을 다수 인용하고 있어, 미래 선박 분야에서 국제표준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2023년 7월 열린 IMO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80차 회의에서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00% 감축하겠다는 목표가 설정됐다.
이 같은 국제 환경 변화에 맞춰, 이번 ‘고부가 미래선박 표준화 로드맵’은 대체연료(저탄소·무탄소), 전기추진, 스마트선박을 핵심 기술 분야로 선정했다. 국표원은 2028년까지 국제표준 30종 제안과 국가표준 47종 제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K-조선의 차세대 선도전략을 이행할 계획이다.
오광해 국가기술표준원 표준정책국장은 "세계 조선시장에서 기술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술을 국제표준으로 적시에 반영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고부가 미래선박 분야에서 국제표준을 선도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미래선박 표준화의 필요성과 목표
IMO가 강제하는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준수하고, 자율운항 선박 및 스마트 선박 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국제표준 선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실제로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감소하는 추세지만, LNG선과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의 발주는 증가하고 있다. 또한, 자율운항선박에 대한 규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자율운항 및 디지털 기술이 적용된 선박의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수소 운반선과 암모니아 연료 추진 선박 관련 표준을 개발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수소 운반선 표준은 2종이 개발 중이고, 암모니아 연료 추진 선박 표준은 한국이 최초로 제안해 2023년 9월 승인됐다.
핵심 기술 분야별 표준화 전략
로드맵에 따르면, 대체연료, 전기추진, 스마트선박의 세 가지 주요 기술 분야에서 국제표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저탄소 및 무탄소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의 경우, 수소와 암모니아를 포함한 대체연료 선박의 표준화가 핵심이다. 수소 운반선의 안전성과 성능, 암모니아 연료 추진 선박의 적·하역 절차가 주요 표준으로 제정될 예정이다.
전기추진 선박은 육상에서 이미 상용화된 전기추진 기술을 해상 환경에 맞게 적용하기 위한 표준이 필요하다. 하이브리드 선박의 에너지 공급 요구 사항과 해상에서의 전기추진 기자재 성능 평가를 통해 표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스마트선박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항해 환경 인식 기술과 자율운항선박의 사이버 보안 요구 사항을 반영한 표준이 마련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자율운항선박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항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국제 협력과 향후 계획
국표원은 국제표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글로벌 기관들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노르웨이 선급협회(DNV), 미국 선급협회(ABS), 이탈리아 선급협회(RINA) 등 주요 국제선급협회와 협력해 핵심 표준을 공동으로 개발하며, 한국이 제안한 국제표준이 국제회의에서 승인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협력할 예정이다.
또한, 국제표준화 성과를 확산하기 위한 세미나와 워크숍도 개최해 국내외 전문가들과의 협력 채널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고부가 미래선박 표준화 로드맵이 성공적으로 이행되고, K-조선의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로드맵 발표는 K-조선이 미래 조선 시장에서도 기술적 우위를 선점하고,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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