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이 인구 구조 변화와 소비 성향의 변화에 따라 재편되고 있다.
30~50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했던 자동차 등록대수는 인구 감소와 경제성장 둔화로 인해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반면, 여성과 고령층의 자동차 보유 비율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여성의 차량 보유 성향이 증가하고 있으며, 도시화와 생활비 부담으로 서울을 중심으로 한 일부 지역에서는 자동차 등록 증가 속도가 둔화되는 추세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자동차 시장은 실용성과 경제성을 고려한 모델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그 증가율은 둔화되고 있다. 1990년 27.6%였던 등록대수 증가율은 2000년 8.0%, 2010년 3.6%, 2020년 2.9%, 2024년 1.3%로 하락했다.
과거에는 경제활동이 활발한 30~50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 잡으면서 자동차 등록이 빠르게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고령화로 생산 가능 인구가 감소하고, 경제 성장 동력이 약화되면서 자동차 등록대수가 장기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국내 승용차 등록대수는 2040년 정점을 기록한 뒤 점차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30~40대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인구 감소의 영향으로 답보 상태이거나 다소 줄어들고 있다. 30대의 1인당 등록대수는 지난 10년간 평균 0.9% 증가에 그쳐,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혼인·출산율 저하로 인해 자가용 보유 필요성이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30~40대의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가 지속된다면, 자동차 수요에 대한 하방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60~80대의 등록대수는 증가하고 있으나 이는 차량 보유 성향의 변화보다는 인구 증가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80대는 운전 필요성이 줄고 불편이 커지면서 1인당 차량 보유율이 감소하고 있으나, 인구 증가로 인해 총 등록대수는 늘고 있다. 한편 70대는 1인당 등록대수가 30~50대보다 빠르게 증가했는데, 이는 신체 능력이 향상되면서 차량 보유·운행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해석된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증가와 함께 차량 보유 성향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년간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51.9%에서 56.3%로 증가한 반면, 남성은 74.0%에서 72.9%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여성의 1인당 자동차 등록대수도 꾸준히 증가해 2024년에는 전국 평균 0.28대를 기록했다. 이는 남성(0.75대)의 약 37% 수준이지만, 그 격차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향후 여성의 경제력이 더욱 향상되면서 차량 보유 의사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여성 운전자의 비중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반면 80대 여성은 경제활동 참가율이 낮고, 차량 운행의 불편이 증가하면서 등록대수가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60~70대 인구가 향후 80대로 이동하면서 여성의 자동차 보유 성향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서울은 높은 생활비와 편리한 대중교통 시스템 등의 요인으로 인해 다른 지역에 비해 자동차 보유율 증가 속도가 느리다. 인구 감소가 지속되면서 총 등록대수 증가율 또한 둔화되고 있다.
서울 거주 30대의 경우, 1인·미혼 가구 비율 증가로 인해 1인당 등록대수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경기·인천 지역은 서울보다 높은 등록대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으나, 수도권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향후 자동차 구매 성향이 감소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여성과 고령층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실용적인 차량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은 차량 구매 성향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고령층은 인구 증가로 인해 등록대수가 늘어날 전망이다.
경제성이 중요한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중소형 차량과 실용적인 모델에 대한 관심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청년층을 중심으로 카셰어링과 차량 구독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합리적 가격의 차량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자동차 시장은 여성과 고령층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모델이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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