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무역 불확실성 속 환율 리스크 확대…중견기업 해법 모색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국제 통상 질서를 흔드는 가운데, 환율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 대비해 업종별 맞춤형 리스크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16일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산업통상자원부, 한국무역보험공사와 공동으로 '중견기업 글로벌 리스크 대응 전략 세미나: 환율 편'을 열고, 환율 급등락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 금융 수단과 실무 전략을 공유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주제 발표에서 “미국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는 중국의 저가 물량이 국내 시장에 유입될 경우, 의류·잡화·플라스틱·화학 등 업종의 중견기업들이 직접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수출 대상국 다변화 등 선제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한미 금리차, 내수 침체,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한국은 여타 국가보다 더 큰 환율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며 “대외 환경 변화에 민감한 시기에는 공격적인 투자보다 재무 안정성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자, ICT, 배터리 등 경쟁력 있는 품목의 미국 시장 확대 전략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율촌화학, 경인양행, 고영테크놀로지, 우진산전, 원일특강, 조광페인트, 코리아에프티, 코반 등 50여 개 중견기업 임직원이 참석해 고환율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세미나는 장민 선임연구위원의 강연 외에도 한국무역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 및 무역보험 활용 방안, 하나은행의 외환 헷지 수단 소개 등으로 구성됐다. 정민규 한국무역보험공사 환위험관리팀장은 수출입 대금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환변동보험과 금융 지원 제도를 중심으로 실효적인 대응 방안을 제안했다. 박종우 하나은행 외환파생상품영업부 과장은 선물환, 통화스왑, 옵션 등 다양한 헷지 수단을 통한 환율 고정 전략과 유연한 변동 대응 방식을 설명했다.

장진욱 한국무역보험공사 부사장은 “현재 환율 불안은 대내외 요인이 복합된 구조로, 정책금융기관의 유동성 지원과 외환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호준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은 “중견기업 실태조사에서 환차손이 가장 큰 수출 애로로 지목됐다”며 “관세 정책과 중국 배제 흐름에 따른 반사 효과에 업종별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정부 및 국회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