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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는 기업을 닫고, 기대는 정부를 닫는다”

43.7%가 “규제 너무 높다”… 중소기업, 정부에 ‘정권 끝까지 개혁’ 요구

규제가 기업을 지탱하는가, 짓누르는가. 매 정부마다 반복돼온 질문이지만, 이번엔 답이 더 또렷하게 들린다. “높다, 너무 높다.” 중소기업 10곳 중 4곳 넘게 현행 규제 수준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특히 노동과 환경, 세제 등 일선 경영에 밀접한 규제가 기업의 팔을 비틀고 있다고 토로했다.
“규제는 기업을 닫고, 기대는 정부를 닫는다” - 산업종합저널 동향
이미지 기획 김지성 기자/ AI 생성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규제 애로조사’ 결과에 따르면, 43.7%가 현행 규제 수준이 높다고 응답했다. 이는 규제가 낮다고 느낀다는 응답(10.0%)의 네 배를 넘는다. 규제가 ‘기업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대답도 48.3%에 달했다. 거의 절반이다. 고용을 늘리는 대신 규제가 그것을 막고 있고(29.7%), 비용은 오르고 가격경쟁력은 떨어지며(29.0%), 기술과 신사업으로 뻗어나가야 할 길이 가로막혔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노동규제를 지목한 비율이 38.0%로 압도적이었다. 현장에선 노동법이 아니라 ‘노동 불확실성’이 기업의 가장 큰 리스크라고 여긴다. 예측 가능한 유연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세제·금융(15.0%), 환경규제(14.7%), 인증 및 특허 관련 규제(13.3%)도 꼽혔다. 사실상 사업의 전 주기를 규제가 둘러싸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기대를 접는 쪽으로 기운다. 정부의 규제 개선 노력에 대한 기대를 묻자, ‘기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28.0%로, ‘기대한다’는 응답(21.3%)을 웃돌았다. 신뢰가 빠르게 말라가고 있다.

그래서일까. 기업들은 정부에 ‘정권 말까지 규제개혁을 지속하라’는 주문을 가장 많이 던졌다. ‘사회갈등형 규제의 해소’나 ‘기존 규제 전면 재검토’보다도, 정부 임기 내내 일관된 개혁 의지를 보여달라는 요청이 컸다. 규제개혁이 단발성 홍보나 구호에 머무르지 않고, 구조 개편까지 연결돼야 한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흥미로운 지점은 ‘규제가 완화될 경우 무엇을 하겠느냐’는 질문에서 고용 확대(38.7%)가 가장 높은 응답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설비 투자나 R&D보다도 사람을 먼저 뽑겠다는 것이다. 일자리 문제를 민간이 해답 낼 수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이자, 정부의 역할에 대한 묵직한 암시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규제 완화가 곧 고용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단지 쉬운 길을 찾는 게 아니라, 중소기업 스스로 생존을 위해 고용을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산업의 엔진은 중소기업이고, 그들이 멈추면 전체 경제가 숨을 멈춘다. 이 단순한 진실이, 때로 가장 설득되기 어렵다. 규제는 결국 의지의 문제다. 더는 구호로 소비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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