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세계 PC 시장이 2년여의 침체기를 끝내고 완연한 회복세로 돌아섰다. 윈도우 11 업그레이드에 따른 기업 교체 수요와 부품 가격 인상을 앞둔 재고 확보 움직임이 성장을 견인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5년 전 세계 PC 출하량이 2억 7,020만 대로, 전년(2024년) 대비 9.1% 증가했다고 21일 밝혔다.
4분기 출하량 9.3% 껑충… 레노버·HP·델 ‘3강’ 주도
지난해 4분기 PC 출하량은 7,150만 대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9.3% 늘었다. 이는 2022~2023년 시장 위축 이후 2024년의 완만한 회복기를 거쳐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제조사별로는 레노버가 연간 17.6%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 27.2%(7,356만 대)로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HP가 21.3%(5,745만 대), 델이 15.3%(4,139만 대)로 뒤를 이었다.
특히 4분기 실적에서는 상위 3개 업체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델은 4분기에만 18.2% 성장하며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고, 레노버(14.3%)와 HP(12.1%)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애플은 5.7%, 에이수스와 에이서는 각각 2.8%, 0.8% 성장에 그쳤다.
“윈도우 11 전환·메모리 값 인상 우려가 구매 자극”
가트너는 이번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윈도우 11 운영체제(OS) 전환 ▲관세 변동성 ▲부품 가격 인상 예상을 꼽았다.
리시 파디 가트너 리서치 책임자는 “윈도우 10 보안 업데이트 종료와 올해 예정된 메모리 가격 인상, 관세 정책 변화 가능성 등이 맞물리며 기업들이 하드웨어 교체를 서둘렀다”고 분석했다.
최근 화두인 ‘AI PC’에 대해서는 신중한 평가를 내놨다. 제조사들이 AI 기능을 앞세워 판촉에 나섰지만,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보다는 인프라 교체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파디 책임자는 “현재의 AI PC 기능은 클라우드 기반 AI 대비 뚜렷한 생산성 개선 효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당장의 AI 활용보다는 미래를 대비한 IT 인프라 업그레이드 차원에서 PC를 구매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