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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반도체 초격차’ 수성할 법적 방파제 쌓았다… 반도체 특별법 국회 문턱 넘어

대통령 직속 위원회 설치·10년 특별회계 신설… 국가 총력전 체제 돌입

‘K-반도체 초격차’ 수성할 법적 방파제 쌓았다… 반도체 특별법 국회 문턱 넘어 - 산업종합저널 전자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연구원들이 웨이퍼를 검사하고 있다.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의 파고 속에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이 든든한 법적 방파제를 확보했다. 국회는 29일 본회의를 열고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가결했다. 업계의 오랜 숙원이던 법제화가 현실이 되면서, K-반도체는 개별 기업의 분투를 넘어선 체계적인 국가 전략 산업으로 거듭날 발판을 마련했다.

그동안 한국 반도체는 메모리 분야의 절대 강자였으나, 시스템 반도체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등 비메모리 영역에서는 여전히 열세를 면치 못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등 경쟁국들이 앞다퉈 ‘반도체법’을 제정하고 천문학적인 보조금 전쟁에 나서는 동안, 국내 지원책은 산발적인 예산 집행에 그쳤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새 법안은 이러한 구조적 난맥상을 타개하고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적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법안의 핵심은 컨트롤타워의 격상과 재정의 안정성 확보로 요약된다. 기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조직이 대통령 직속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로 격상되며, 10년 기한의 ‘반도체 특별회계’가 신설된다. 예산 확보와 정책 수립, 이행 점검이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연결됨으로써, 정권 변화나 단기 이슈에 흔들리지 않는 중장기적 경쟁력 확보가 가능해졌다.

수도권 과밀 해소와 균형 발전을 위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근거도 명시됐다. 클러스터 입주 기업에는 전력과 용수, 도로 등 필수 인프라 설치를 국가가 지원하며, 복잡한 인허가 절차를 패키지로 처리하는 의제 조항을 적용해 행정 속도를 높인다. 단순한 기업 유치 구호를 넘어 실질적인 당근책을 제시한 셈이다.

아울러 인력 양성과 해외 우수 인재 유치, 세제 혜택 등 전방위적 지원책이 망라됐다. 특히 고용 보조금 지급과 이공계 인력에 대한 직접 지원 조항은 자금력이 부족한 팹리스(설계)나 소부장 중소·중견기업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계와 경제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글로벌 주도권 수성의 출발점”이라며 반겼고,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논평을 통해 법안 통과에 힘을 실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국가 간 경제 안보의 핵심 전장이 됐다”고 규정하며 “특별법은 AI(인공지능) 시대 진입과 공급망 재편 속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제도적 기틀”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인프라 우선 지원과 규제 개선이 기업의 투자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실질적인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중소·중견기업 지원을 통한 생태계 전반의 체질 개선 효과에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남은 과제는 속도감 있는 실행이다. 법안 시행이 이르면 올 3분기로 예상되는 만큼, 하위 법령 마련과 위원회 구성, 특별회계 설계 등 후속 작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경제계가 “법안이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집행되도록 시행령과 세부 지원 체계를 조속히 마련해달라”고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 칩스법(CHIPS Act)이 보조금 집행 지연으로 진통을 겪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체감 가능한 지원’이 적기에 공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법적 토대 위에서 기업이 마음껏 기술 혁신을 펼칠 수 있도록 정부가 불필요한 행정 절차를 걷어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K-반도체가 ‘기술 초격차’를 넘어 ‘제도 초격차’로 나아가는 길, 그 첫걸음이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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