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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화염에 타오르는 유가… 한국 경제 ‘공급망 안보’ 기로

호르무즈 해협 긴장 고조에 두바이유 40% 급등… 제조업 생산 원가 압박 심화

중동의 하늘이 다시 불안해졌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면서, 전쟁의 파장은 군사 영역을 넘어 경제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무엇보다 에너지와 물류를 축으로 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한국 경제 역시 그 영향권에 들어섰다.

확전 가능성과 호르무즈 해협의 병목 현상
현 상황에서 관건은 확전 가능성과 지속성이다. 이란이 주변국까지 반격 범위를 넓히면서 분쟁은 특정 국가 간 충돌을 넘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인다. 이 과정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세계 해상 원유 운송의 20% 이상이 통과하는 이 해협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병목 지점이다. 이곳에서의 충돌이나 봉쇄 가능성은 곧바로 국제 유가와 물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중동발 화염에 타오르는 유가… 한국 경제 ‘공급망 안보’ 기로 - 산업종합저널 에너지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에너지 시장의 민감한 반응과 비용 압력
실제로 에너지 시장은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분쟁 발생 이후 두바이유 가격은 단기간에 약 40% 이상 급등했다. 이는 단순한 가격 변동이 아니라 글로벌 경제 전반에 비용 압력을 전이시키는 신호다. 에너지는 모든 산업의 기초 투입 요소이기 때문에, 유가 상승은 곧 생산비 상승과 물가 압력으로 이어진다.

국내 제조업의 구조적 취약성과 생산비 증가
한국 경제가 받는 영향은 구조적으로 더 직접적이다. 국내 원유 수입의 70% 이상이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운송된다. 보고서는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국내 제조업 생산비가 평균 0.71% 증가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무엇보다 석유제품 산업은 6% 이상, 화학과 고무·플라스틱 산업 역시 상대적으로 큰 비용 상승 압력을 받는 양상이다. 제조업 기반 경제인 한국 입장에서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곧 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물류 차질이 초래하는 간접적 수출 타격
수출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제한된 영향이 전망된다. 한국의 대중동 수출 비중은 전체의 약 2~3% 수준에 머문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수치에 불과하다. 호르무즈 해협을 중심으로 해상 물류 차질이 발생할 경우 운송 지연과 비용 상승이 동반되며, 이는 간접적으로 수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공급망은 특정 지역이 아니라 연결 구조로 움직이기 때문에, 한 지점의 충격이 전체로 확산되는 특성을 갖는다.

금융시장 불안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금융시장 역시 불안정성을 키우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는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자산 가격 변동성을 키운다. 여기에 에너지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제기된다. 팬데믹 이후 안정세를 찾아가던 글로벌 경제에 다시 부담 요인이 추가된 셈이다.

에너지 다변화와 공급망 리스크 관리의 시급성
현 위기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다시 드러낸다. 특정 지역에 집중된 에너지 수입 구조, 해상 운송에 의존하는 물류 체계, 외부 변수에 민감한 제조업 중심 산업 구조가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 산업연구원은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 비축 확대, 공급망 리스크 관리 강화, 산업별 맞춤 대응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산업통상부와 유관 기관은 실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기업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전쟁은 총성이 멈춰도 끝나지 않는다. 유가와 물류, 공급망이라는 보이지 않는 전선에서 더 오래 지속된다. 충격이 일시적 변수로 끝날지, 아니면 구조를 바꾸는 계기가 될지는 결국 대응에 달려 있다. 한국 경제는 지금 그 갈림길 위에 서 있다.
허은철 기자 기자 프로필
허은철 기자
echheo@industry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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