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이 검색 결과를 요약하고 제품·서비스를 비교하는 방식이 확산하면서 기업의 마케팅 경쟁도 바뀌고 있다. 기존 검색엔진최적화(SEO)가 검색 결과 상단 노출과 웹사이트 유입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이용자가 링크를 클릭하기 전 AI 답변에서 어떤 브랜드와 제품을 비교 대상으로 접하는지까지 살펴야 하는 환경이 됐다.
플러스제로가 AI 컨퍼런스 참석 현직 마케터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32.0%는 생성형 엔진 최적화(GEO) 대응 방법을 잘 모른다고 답했다. 고객 니즈와 속마음 파악이 어렵다는 응답은 28.0%였고, 브랜드·제품 정보를 반복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응답과 콘텐츠 제작 시간이 과다하다는 응답은 각각 20.0%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이 AI 컨퍼런스 참석자에 한정된 만큼 전체 마케터의 인식으로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다만 생성형 AI 검색에 관심이 높은 현업에서도 실행 방법을 두고 혼선이 있다는 점은 확인된다.
링크 경쟁에서 답변 경쟁으로
기존 검색에서는 이용자가 키워드를 입력한 뒤 검색 결과에 제시된 여러 웹페이지를 직접 열어 정보를 비교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기업은 검색 결과 상단 노출을 목표로 웹페이지를 구성하고, 광고·콘텐츠·키워드 전략을 통해 방문자를 확보했다.
생성형 AI 검색은 이용자 질문에 맞춰 핵심 정보를 요약하고, 제품이나 서비스의 비교 기준을 제시한다. 이용자는 여러 사이트를 방문하기 전에 AI가 정리한 답변을 통해 구매 후보를 좁힐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검색 순위뿐 아니라 고객의 구매 검토 초기 단계에서 브랜드가 답변의 비교 후보에 포함되는지가 중요해진다. AI 답변에 브랜드가 빠질 경우 이후 광고나 프로모션 단계에서도 이미 형성된 후보군 밖에서 경쟁해야 할 수 있다.
미국 퓨리서치센터가 2025년 3월 미국 성인 900명의 구글 검색 행동을 분석한 결과, AI 개요가 표시된 검색에서 다른 웹사이트 링크를 클릭한 비율은 8%였다. AI 개요가 없는 검색의 클릭 비율은 15%였고, AI 개요에 포함된 출처 링크를 클릭한 비율은 1%에 그쳤다.
이 조사는 미국 구글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결과여서 국내 검색시장이나 모든 AI 서비스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다만 AI 답변이 정보 탐색의 중간 단계를 줄일수록 정보성 콘텐츠와 자연검색 유입에 의존해 온 기업은 방문자 수 외에도 브랜드가 고객의 비교 대상에 들어가는 과정 자체를 점검해야 한다.
유입 감소보다 큰 비교 단계 리스크
AI 검색 확산이 곧바로 모든 기업의 유입 감소나 매출 하락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제품 정보를 일정 수준 확인한 고객이 기업 사이트를 방문할 경우, 방문 수는 적더라도 상담이나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기업이 제공하는 정보가 불완전하거나 오래됐고, 온라인 채널마다 설명이 다르면 고객의 비교 단계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AI 답변이 브랜드를 언급하더라도 단종 제품, 이전 가격, 부정확한 기능 설명, 불명확한 이용 조건이 함께 노출되면 고객 혼선과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커머스에서는 가격·재고·배송·교환 정보의 최신성이 중요하다. B2B 분야에서는 제품 사양, 인증, 납기, 유지보수 조건과 레퍼런스 정보가 구매 담당자의 검토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생성형 AI 검색이 확산할수록 기업의 경쟁은 검색 결과 페이지에서 얼마나 위에 노출되는가를 넘어, 고객이 질문을 던졌을 때 사실에 근거한 정보로 비교 후보군에 포함되는가의 문제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
GEO, 기술보다 정보 품질의 문제
GEO는 챗GPT·제미나이·구글 AI 검색 기능 등 생성형 AI 서비스의 답변에서 기업과 브랜드 관련 정보가 더 잘 발견되고 인용되도록 콘텐츠와 온라인 정보를 관리하려는 마케팅 접근법이다. 다만 이를 별도의 만능 기술이나 노출 보장 상품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웹 검색과 외부 정보를 활용하는 생성형 AI 서비스에서는 온라인상 정보의 정확성, 최신성, 일관성이 답변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서비스마다 학습 데이터와 검색 연동 방식, 정보 갱신 주기, 답변 생성 방식이 달라 특정 콘텐츠나 리뷰가 어떤 방식으로 반영되는지를 기업이 완전히 통제하기는 어렵다.
대응의 출발점은 ‘AI에 보이기 위한 문장’을 대량 생산하는 데 있지 않다. 제품·서비스의 핵심 정보가 공식 홈페이지와 판매 채널, 고객 안내 자료에서 일관되게 유지되는지, 고객이 실제로 묻는 질문에 근거를 갖춰 답하고 있는지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
가격·사양·사용 조건·고객지원·교환 및 환불 기준처럼 구매 결정과 직접 연결되는 정보는 변경 때마다 신속히 갱신돼야 한다. 기업 내부에서도 마케팅·상품기획·영업·고객서비스 부서 사이에 기준 정보와 수정 책임을 공유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평판 관리 아닌 고객 반응 관리
플러스제로 설문에서 AI가 특정 브랜드를 추천할 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요인을 묻자, 해당 문항 응답자 가운데 실제 사용자 후기와 평판을 꼽은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는 AI의 실제 추천 알고리즘을 증명한 결과라기보다, 현업 마케터가 온라인 평판을 중요한 변수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다.
생성형 AI 서비스가 특정 브랜드를 답변에 포함하는 방식은 사전 학습 정보, 웹 검색 결과, 질문 맥락 등에 따라 달라진다. 후기 수를 늘리거나 특정 키워드를 반복한다고 해서 AI 답변에 반영된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다.
그럼에도 리뷰와 고객 문의, 커뮤니티 언급은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하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보여주는 데이터다. 제품 성능, 가격, 배송, 설명, 설치, 사후지원과 관련해 반복되는 불만을 분류하고 개선하는 작업은 AI 검색 대응과 별개로 기업의 고객 경험을 관리하는 기본 과제가 된다.
AI 검색 대응을 명분으로 후기 조작이나 대가성 리뷰를 늘리는 방식은 더 큰 위험을 낳을 수 있다. 온라인에 남은 잘못된 정보와 부정적 경험이 검색 결과와 각종 콘텐츠를 통해 다시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은 정정 가능한 체계로
AI 검색 시대의 마케팅 대응은 단발성 콘텐츠 캠페인으로 끝나기 어렵다. 기업은 주요 제품과 서비스별로 고객이 반복적으로 묻는 질문을 정리하고, 공식 채널의 설명이 최신 상태로 유지되는지 점검해야 한다.
AI 답변의 정확성을 완전히 통제하기보다 여러 질문과 시점에서 반복되는 오류와 정보 누락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사실과 다른 정보가 반복적으로 나타날 경우에는 공식 홈페이지, 고객 안내 자료, 판매 채널 등 기업이 직접 수정할 수 있는 정보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성과 측정도 검색 순위와 방문자 수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기업은 식별 가능한 범위에서 AI 검색 유입을 별도로 추적하고, 상담 신청률, 구매 전환율, 객단가, 재구매율, 반품률 등을 자연검색·광고·사회관계망서비스 등 다른 유입 경로와 비교할 필요가 있다.
생성형 AI 검색이 모든 기업에 같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고객이 제품 정보를 찾고 구매 후보를 고르는 과정이 바뀌는 상황에서, 브랜드 정보와 고객 반응 데이터를 관리하지 못한 기업은 검색 결과의 순위가 아니라 고객의 ‘첫 답변’에서 밀려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