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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FOCUS Ι] ‘생사 갈림길’ 위에 선 기계산업, “기술력·자금으로 이 악물고 버틴다”

일본 수출규제·미중 무역분쟁에 코로나19까지…기계산업, 위기 돌파구는 어디에

[기계 FOCUS Ι] ‘생사 갈림길’ 위에 선 기계산업, “기술력·자금으로 이 악물고 버틴다” - 산업종합저널 기계

“대기업 기계 제조사 매출도 반 토막이 났는데, 중소기업이라고 별수 있겠나”

일본 수출규제, 미·중 무역분쟁 등 불안정한 경제 상황 속에서도 맨몸으로 꿋꿋이 위기를 막아내던 기계 산업계가 코로나19에 다시 한번 힘든 시기를 맞았다. 짧게는 2차, 길게는 7, 8차 협력업체까지 연계되는 산업 구조에 불황의 깊이는 쉽게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기계 산업을 포함한 전통 제조업계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지속돼 온 첨단기술을 향한 산업구조 재편의 움직임 아래, 전통 제조업계는 여전한 필요성에도 불구, 성장 동력을 잃어 온 것이 사실이다.

인력 부족, 매출 감소 등으로 더 이상 국내에서 사업을 지속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자 눈을 돌린 곳은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해 기회 요인이 산적해 있는 해외 시장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시장을 대안으로 삼았던 기업의 전략마저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 돼 버렸다. 한국기계산업진흥회(기산진)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기계 산업의 수출입 증감률은 각각 -25.3%, 수입 -5.6%로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력을 그대로 나타냈다.

국내 한 기계제조사 관계자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올 초 베트남, 중국 등 수출을 계획했던 업체들이 주변에도 많았다”라며 “예측 불가했던 사태로 인해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심각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현재, 기대했던 활발한 교역이 올해는 거의 물 건너갔다고 보고 있다”라고 했다.

이번 위기에 심각성을 느낀 정부 측으로부터 해외 바이어와의 소통을 도모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현 업계 종사자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또 다른 기계 유통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 낙관적인 전망을 내 놓을 수 없지 않겠느냐”라며 “지난 하반기에는 일본 수출규제로 참 막막한 몇 달을 보내며 올해만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적어도 올해 하반기까지는 전반적인 사업에 있어서 정상화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화상 상담이나 해외 기업 웨비나가 열리고는 있지만 사실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본다”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시기를 ‘회사의 생사 갈림길’이라고 표현했다. 평소 기술력과 튼튼한 자금 구조로 사업을 이어 온 기업에는 그저 지나가는 바람처럼 느껴질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에는 바닥이 여실히 들어나, 회복할 수 없는 치명타로 자리할 것이라는 의미다.

<-Ⅱ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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