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의 고용 환경이 구조적인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경제활동에 참여조차 하지 않는 청년이 늘고, 첫 일자리 진입마저 더뎌지며 ‘고학력 무직’ 시대의 징후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5월 기준, 15~29세 청년 인구는 797만4천 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0만 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청년 경제활동참가율은 49.5%로 0.8%p 하락하며 처음으로 50% 선 아래로 떨어졌다. 고용률도 0.7%p 줄어든 46.2%를 기록했고, 실업률은 6.6%로 0.1%p 감소했다.
표면적으로는 실업률이 감소한 듯 보이나, 이는 일자리를 찾지 않는 청년이 늘어난 결과로 해석된다. 단순히 구직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구직 시도 자체를 포기한 ‘시장 밖 청년’이 증가한 셈이다.
첫 직장 진입까지 평균 11.3개월…근속기간은 1년 6.4개월로 최저
최종학력 졸업자 가운데 취업 경험이 있는 비율은 86.4%로 소폭 증가했지만, 첫 일자리에 도달하기까지 걸린 평균 기간은 11.3개월로 줄었다. 반면 첫 직장의 평균 근속기간은 1년 6.4개월로 2021년 이후 가장 짧은 수치를 나타냈다.
첫 직장 이직의 주요 원인으로는 ‘임금·근로여건 불만족’이 46.4%로 가장 많았으며, 이는 전년보다 0.9%p 증가한 수치다. 이는 직장을 구해도 장기적으로 머물기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그냥 쉼’과 취업 준비 사이에서…준비생 비중 3년 만에 반등
취업을 하지 않은 청년의 주요 활동은 △취업시험·직업교육(40.5%) △‘그냥 쉼’(25.1%)이 각각 상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취업시험 준비생’ 비중은 14.5%로 0.6%p 상승해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취업 준비 분야에서는 일반기업체 지원이 36.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공무원 중심 양상에서 다소 변화가 감지됐다. 일반직 공무원 준비는 18.2%에 그쳤다.
체험 일자리 줄고, 단기 알바 중심 고착화
대학생 재학·휴학 기간 중 직장 체험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3.2%로, 전년 대비 0.4%p 감소했다. 이 중 약 75%가 시간제 아르바이트 등 단기직으로, 실질적인 경력 형성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까지 평균 4년 4.4개월, 휴학 기간은 평균 1년 10.2개월로, 대학 생활의 장기화 경향도 함께 관측됐다.
청년 고용률 14개월 연속 하락…“첫 사회 진입로 붕괴”
청년 고용률은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제조업, 도소매, 숙박·음식점업 등 주요 고용처의 업황 부진과 경력직 선호 현상이 겹치며,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통로 자체가 좁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첫 일자리가 주로 분포된 산업은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 등 근속기간이 짧은 업종으로 집중되는 현상도 관측됐다.
“문제는 단순 실업이 아니라 ‘진입 포기’”…참가율 하락의 함의
통계청의 송준행 고용통계과장은 “경제활동참가율이 하락한다는 것은 더 많은 청년들이 아예 취업시장에 나오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단순한 실업 문제를 넘어, 사회 첫 진입 자체가 멈춰섰다는 구조적 경고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종합 평가: ‘얼마나 일하는가’보다 ‘얼마나 시도조차 하지 않는가’
전체 청년 고용지표는 ‘양적 후퇴’와 함께 ‘질적 취약’까지 동반하는 이중 경착륙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고용률과 참가율이 나란히 떨어지는 가운데, 첫 취업과 근속 경로는 더 불안정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처방을 넘어 청년층의 사회 진입 경로를 재설계해야 할 시점”이라며, 학력과 노동시장 사이의 단절을 잇는 근본 정책 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저작권자(c)산업종합저널.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