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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호르무즈의 불길, 주유소까지 번졌다… 정부, 유가 급등 전선에 총력전 선포

이란 공습 열흘 만에 ‘300원 쇼크’ 현실화… 휘발유 3년 만에 1,900원 돌파

지난달 28일 토요일 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폭격 속보가 전해진 순간 대한민국 주유소는 이미 긴 줄이 늘어섰다. 국제 유가 변동이 국내에 반영되기까지 2~3주 걸린다는 ‘공식’은 이번 사태서 통하지 않았다. 중동 사태 발발 직후부터 일주일새 리터당 300원 가까이 가격이 치솟으며 민생 경제는 미증유의 오일 쇼크에 직면했다.

[기획] 호르무즈의 불길, 주유소까지 번졌다… 정부, 유가 급등 전선에 총력전 선포 - 산업종합저널 에너지

공급망 90% 통과하는 ‘인질’ 된 한국 경제
한국 경제가 중동 불길에 예민한 이유는 구조적이다.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약 7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석유화학 핵심 원료인 납사의 해협 의존도는 54%에 달한다. 해협 봉쇄는 단순 연료 부족을 넘어 산업 전반의 산소 공급이 끊기는 재앙이다.

72시간 만에 구축된 방어선… 비축유 방출과 최고가격제 초강수
정부 대응은 전격적이다. 사태 당일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을 단장으로 긴급대책반을 가동했고 지난 일 문신학 차관 주재로 범부처 실물경제 점검회의를 소집했다. 5일엔 자원안보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원유 600만배럴 이상을 긴급 도입하기로 했으며 9개 기지에 저장된 비축유를 즉시 방출하는 단계별 계획도 수립했다. 무엇보다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봉인됐던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정유사와 주유소 가격 억제에 나섰다.

시장 교란 행위 엄단… 월 2,000회 암행 단속과 지자체 수혈
유가 급등기에 편승한 불법 행위 차단엔 범부처 역량이 결집된다. 산업부와 공정위 및 국세청이 합동점검단을 운영하며 석유관리원은 6일부터 월 2,000회 이상 비노출 검사 차량을 투입해 주유소를 암행 단속한다. 경기도 역시 9일부터 도내 주유소 특별수사에 착수해 가짜석유 판매와 정량 미달 행위를 적발한다. 연료비 부담에 신음하는 238개 버스업체엔 662억원 규모 재정 지원을 조기 집행해 대중교통 운행 차질을 차단한다.

[기획] 호르무즈의 불길, 주유소까지 번졌다… 정부, 유가 급등 전선에 총력전 선포 - 산업종합저널 에너지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6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동 상황 중소기업 영향 점검 회의’에서 참석자들과 중동 상황 관련 중소기업 피해·애로사항 지원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수출 중소기업 보호… 금융·물류 ‘패스트트랙’ 가동
실물경제 충격 완화를 위한 중소기업 지원책도 가동 중이다. 중기부 조사 결과 수출 중소기업 80개사 중 64건의 피해와 우려가 접수됐으며 운송 차질이 71%를 차지했다. 대금 미수금(38.7%)과 물류비 증가(29%)가 뒤를 이었다. 정부는 중동 특화 ‘긴급 물류바우처’를 신설하고 원부자재 수입 기업 정책자금 대출 거치 기간을 1년 연장하는 특별만기연장을 3월 중 시행한다. 코트라는 전쟁 위험 할증료 지원과 신청 3일 안에 발급하는 패스트트랙으로 기업 숨통을 틔운다.

공급망 품목 영향 최소화와 향후 전망
중동 의존도가 높은 난연재용 브롬과 합성섬유용 에틸렌글리콜은 국내 생산과 재고 활용으로 공급망 영향을 최소화할 전망이다. 전력 수급 역시 발전 공기업이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유가 급등에 대비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현재 유가 충격은 서막에 불과하다. 2023년 홍해 사태 이후 아프리카 희망봉 우회 항로가 일상화된 상황서 물류비와 유가의 동반 상승은 수출 전선 전반으로 파급효과가 퍼지는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 주유소 가격표가 연일 바뀌는 가운데 정부 경고와 단속이 시장을 얼마나 진정시킬지가 관건이다.
허은철 기자 기자 프로필
허은철 기자
echheo@industry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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