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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톺아보기] 제조업 빠지고, 내수로 버티는 고용시장

“무너진 건 아니지만, 좋은 일자리의 중심이 흔들린다”

경기도 고용시장이 숫자상으로는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제조업과 청년층을 중심으로 구조적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경기도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3천 명 늘어 증가율 0.2%를 기록했다. 겉으로는 늘었지만, 전국 취업자 증가율 0.6%와 비교하면 회복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지난해 4분기(증가율 0.1%)에 이어 두 분기 연속으로 제자리걸음에 가까운 흐름이다.

[산업 톺아보기] 제조업 빠지고, 내수로 버티는 고용시장 - 산업종합저널 FA
실제 장소·기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연출 AI 생성 이미지

제조업, 전국 감소의 ‘무게추’
가장 눈에 띄는 균열은 제조업에서 드러난다. 1분기 경기도 제조업 취업자는 5만4천 명 줄었다. 같은 기간 전국 제조업 취업자 감소 폭이 2만7천 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 지역의 감소가 전국 감소 규모의 두 배에 이른 셈이다. 경기도 제조업이 전국 제조업 고용 둔화의 중심에 서 있다는 뜻이다.

금속가공과 기계·장비, 플라스틱처럼 중국과 경쟁이 심해진 업종이 흔들린 영향이 컸다는 분석은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이는 일시적인 경기 조정이라기보다는 산업 경쟁력에 대한 압박이 고용 조정으로 번지는 과정에 가깝다. 경기도에서 제조업 고용이 계속 빠진다는 것은 공장 몇 곳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산업 기반의 두께가 얇아지고 있다는 신호다.

내수는 숨통, 그러나 ‘완충재’에 그칠 수도
내수 부문은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했다. 건설업과 도소매·숙박음식업, 전기·운수·통신·금융업에서는 전국보다 높은 취업자 증가세가 나타났다. 소비와 이동, 지역 서비스 수요가 일부 살아나면서 일자리를 떠받치는 모습이다.

문제는 이 회복이 제조업 일자리 감소를 온전히 상쇄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내수 일자리는 경기 흐름에 민감하다. 반면 제조업 일자리는 지역 경제의 허리, 즉 생산기반과 숙련 노동의 축적을 보여주는 지표다. 내수가 완만하게 살아난다 해도 제조업 일자리가 계속 빠져나가면, 전체 고용의 체력은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다.

청년 실업률, ‘후행’이 아닌 ‘선행’ 경고
청년 고용 지표는 더 불편한 그림을 보여준다.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지난해 1분기 4.8%에서 올해 1분기 8.1%로 뛰었다. 3.3%포인트 상승이다. 같은 기간 전국 청년실업률이 6.8%에서 7.4%로 오른 것과 비교하면, 경기도의 악화 속도가 훨씬 가파르다.

그동안 경기도 청년실업률은 전국 평균보다 낮게 유지돼 왔다. 이같은 변화는 경기도 청년층이 더 이상 수도권 일자리의 ‘안전판’ 위에만 서 있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제조업 채용이 줄고 서비스업 회복이 제한적이면, 첫 일자리를 찾는 청년부터 밀려난다. 청년 실업률 상승은 과거 경기를 따라가는 후행 지표가 아니라, 향후 지역 소득과 정착 가능성을 흔드는 선행 경고음에 가깝다.

앞을 내다보면 그림은 양면적이다. 도소매·숙박음식업과 전기·운수·통신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증가세가 이어질 여지는 있다. 내수가 완만하게 살아난다면, 경기도 고용시장은 급격한 침체를 피할 수 있다.

그러나 제조업 감소가 이어지는 한 전체 고용 증가율은 낮은 수준에 묶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국과의 경쟁 심화가 원인이라면 단기 보조금이나 한시 지원만으로 흐름을 돌리기 어렵다. 산업 전환 전략, 현장 맞춤형 직업훈련, 청년층의 진입 경로를 넓히는 정책이 함께 가야 한다.

이번 지표는 “경기도 고용시장이 무너졌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더 불편한 메시지를 던진다. 아직 버틸 힘은 남아 있지만, 경기도 좋은 일자리의 중심축이 조용히 흔들리고 있다고 말이다.
박재영 기자 기자 프로필
박재영 기자
brian@industry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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