윙배너
윙배너

[FOCUS] 수출 기대 커진 중견기업, 매출 부진에 막힌 중소기업…경기 회복 온도차

중견기업 56% “하반기 수출 증가” 전망…경기전망 4분기째 상승

반도체와 AI 관련 수요, K-소비재 수출 호조를 타고 중견기업의 하반기 수출 기대가 살아나고 있다. 중견기업 경기전망지수도 4분기 연속 상승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기준선을 크게 밑돈다. 매출 부진과 원자재·인건비 부담도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다.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지만 온기가 산업 현장 전체로 번졌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FOCUS] 수출 기대 커진 중견기업, 매출 부진에 막힌 중소기업…경기 회복 온도차 - 산업종합저널 FA
개념 시각화 = 산업종합저널 (AI 활용)

한국중견기업연합회의 ‘2026년 하반기 중견기업 수출 전망 및 애로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중견기업의 56.0%는 올해 하반기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수출국 경기 회복을 수출 개선 요인으로 꼽은 비율은 43.6%였다. 정치·사회적 불확실성 완화도 40.7%에 달했다.

업종별 기대감은 고무·플라스틱에서 가장 높았다. 수출 증가를 전망한 비율이 75.0%였다. 식료품 71.4%, 정보통신 66.7%, 전기·전자 61.8%, 금속 58.3%, 자동차 56.7%, 의료 52.6%가 뒤를 이었다.

별도로 실시한 3분기 경기전망조사에서도 중견기업의 심리 개선 흐름이 확인됐다. 3분기 중견기업 경기전망지수는 87.6으로 전 분기보다 4.8포인트 올랐다. 4분기 연속 상승세이자 최근 5년 사이 가장 큰 상승폭이다. 제조업은 77.0에서 84.4로 7.4포인트 뛰었고 비제조업은 88.1에서 90.6으로 2.5포인트 상승했다.

수출전망지수의 반등은 더 뚜렷했다. 전 분기 89.9에서 96.0으로 6.1포인트 올랐다. 제조업은 96.8, 비제조업은 94.0이었다. 전자부품·통신장비는 107.7을 기록했고 출판·통신·정보서비스도 106.1로 기준선인 100을 넘어섰다. 중견련은 AI 서버와 고성능 반도체, K-소비재를 중심으로 이어진 수출 호조가 제조업 전반의 기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숫자의 방향이 모두 밝은 것은 아니다. 경기전망지수는 여전히 기준선 100을 밑돈다. 수출전망지수도 상승세는 뚜렷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부정 전망이 우세한 구간에 머물러 있다. 현장에서는 환율과 비용 부담을 여전히 큰 위험으로 보고 있다.

중견기업이 꼽은 수출 악화 요인 가운데 환율 변동성 확대가 47.3%로 가장 높았다. 원자재·인력 비용 상승은 36.4%, 물류비 증가는 30.9%였다. 수출국 경기 회복 기대가 커지는 것과 별개로 원가와 물류, 금융 환경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중견기업의 시선은 기존 주력 시장 바깥으로 향하고 있다. 신규 진출 희망 지역으로는 동남아가 16.0%로 가장 높았다. 베트남 7.2%, 인도 6.8%, 중남미 5.2%가 뒤를 이었다. 반면 미국은 기존 17.5%에서 4.0%, 중국은 7.0%에서 2.8%, 유럽은 11.5%에서 4.8%로 신규 진출 선호가 낮아졌다.

이는 기존 시장을 포기한다기보다 신규 판로를 신흥시장으로 넓히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문제는 문을 두드리는 것과 시장에 안착하는 일 사이에 적지 않은 장벽이 있다는 점이다. 중견기업의 51.2%는 비관세 장벽 가운데 해외 인증 취득을 가장 큰 애로로 꼽았다. 원산지 증명과 자유무역협정 규정은 37.2%, 제품·기술 규제는 33.2%, 통관·검역 절차는 32.8%였다.

해외 투자에서도 사정은 비슷했다. 해외 투자를 진행 중인 기업은 13.6%, 3년 이내 투자를 계획한 기업은 25.6%였다. 그러나 투자 자금 확보를 애로로 꼽은 비율이 30.8%로 가장 높았고 현지 인허가 규제가 20.0%로 뒤를 이었다. 바이어·파트너 발굴과 현지 시장 정보 부족도 각각 12.0%였다.

중견기업이 바깥 시장에서 활로를 찾는 사이 중소기업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무겁다. 중소기업중앙회가 3,063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8월 업황전망 경기전망지수는 80.0으로 전월보다 1.8포인트 올랐다. 다만 100을 크게 밑돌아 부정 전망이 우세한 상태는 이어졌다.

두 기관의 경기전망지수는 조사 대상과 산식, 조사 시점이 달라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방향에서는 차이가 읽힌다. 중견기업은 수출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기대가 살아나는 반면 중소기업은 전체 지수가 소폭 반등했지만 제조업 전망이 다시 꺾였다.

중소기업 제조업의 8월 전망지수는 80.1로 전월보다 2.4포인트 하락했다. 비제조업은 80.0으로 3.7포인트 올랐다. 서비스업은 81.8로 4.3포인트 상승했고 건설업도 71.1로 0.8포인트 올랐다. 지수 상승을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이 이끈 것이다.

제조업의 엇갈린 흐름은 가동률에서도 드러난다. 6월 중소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5.9%로 전월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공장은 조금 더 돌았지만 다음 달을 바라보는 제조업자의 표정은 오히려 어두워진 셈이다.

경영 애로의 첫머리에는 여전히 매출 부진이 놓였다. 응답 기업의 50.7%가 매출 부진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41.1%, 업체 간 경쟁 심화는 27.9%, 인건비 상승은 24.7%였다. 내수판매 전망지수는 78.2에서 79.7로 올랐지만 수출 전망은 87.8에서 87.3으로 소폭 낮아졌다.

공통으로 드러나는 것은 경기 회복이 아직 ‘면’보다 ‘점’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중견기업은 반도체와 AI 수요, K-소비재 수출 호조를 발판 삼아 신흥시장으로 시선을 넓히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은 매출과 원가 부담에 눌려 같은 회복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정책의 초점도 이 온도 차를 좁히는 데 맞춰질 필요가 있다. 중견기업은 주요 원자재·부품의 수입 관세 인하와 수급 안정, 물류비와 수출 인프라 지원, 해외 판로 개척, 무역금융 확대를 요구했다. 해외 인증과 현지 규제 대응, 파트너 발굴까지 묶어 지원하지 않으면 신흥시장 다변화는 기대에 그칠 수 있다.

수출은 이미 회복의 선두에 서 있다. 문제는 그 바람이 어디까지 닿느냐다. 중견기업의 기대가 실제 수출로 이어지고 중소기업의 매출과 제조업 심리까지 살아날 때 비로소 경기 회복이 산업 전반의 체감으로 바뀔 수 있다.


0 / 1000


많이 본 뉴스

[기획] ‘신중 속 선택적 확장’…2026년 기업 투자·경영 전략의 두 얼굴

2026년을 맞이한 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고환율, 고금리, 글로벌 통상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업들은 ‘확장’보다는 ‘유지’, ‘보수’보다는 ‘선택적 전진’을 택했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움츠러든 것은 아니다. 산업별·기업규모별로 온도차가

[피지컬 AI, 한국 제조의 다음 10년] 4부_“사라지는 명장 손맛, AI로 살린다”

경기도 시흥 정왕동에 들어서는 ‘피지컬 AI 확산센터’는 838㎡ 규모의 로봇·AI 실증 거점이다. 정왕어울림센터 5층 경기시흥 AI 혁신센터 내에 조성되며, 반월·시화 국가산단과 시흥스마트허브를 배후로 제조·물류 기업의 공정 데이터를 수집하고 로봇·AI를 실제 산업 현장과 유사한 조건에서 시험

[이슈 기획] AI가 흔드는 반도체 제조, 누가 살아남을까

AI 시대, 미세공정만으론 버티기 어려운 구도 AI 수요 확대는 반도체 제조의 설계와 생산 방식을 동시에 바꾸고 있다. 201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전공정과 후공정이 비교적 분리된 분업 구조를 유지했지만, 이제는 칩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정 전 단계가 긴밀하게 연결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피지컬 AI, 한국 제조의 다음 10년] 3부_시흥 ‘확산센터’ 설계도

경기도 시흥 정왕동에 들어서는 ‘피지컬 AI 확산센터’는 규모와 입지부터 철저히 현장을 겨냥한다. 센터는 정왕어울림센터 5층 경기시흥 AI 혁신센터 내 전용면적 838㎡ 규모로 조성되며 로봇과 AI를 실제 공정과 유사한 조건서 시험하는 실증 공간으로 운영된다. 1월 말부터 한 달간 진행된 입

"데이터는 연료인가, 도둑질인가"… AI 저작권, '공정 이용'의 딜레마

AI 학습에 사용되는 데이터의 저작권 문제가 산업 전반의 중대한 화두로 떠올랐다. 그동안 ‘공정 이용’이라는 이름 아래 포장되어온 관행이 기술의 확산 속에서 더 이상 용인되지 않으리라는 사실은 AI 기업들과 콘텐츠 제작자 양측 모두에게 시급한 판단을 요구한다. 특히 한국은 주요국과 달




산업전시회 일정


미리가보는 전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