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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톺아보기] 연휴는 쉬는 날이 아니었다…이직은 왜 명절 뒤 움직이나

최근 2년 명절 직후 입사 지원 20% 안팎 증가

명절 연휴가 시작되면 회사는 잠시 느려진다. 회의는 줄고, 업무 메신저도 평소보다 조용해진다. 달력은 며칠간 일을 잊으라고 말한다.

그런데 채용시장에서는 묘한 일이 벌어진다.

쉬는 동안에는 이력서 등록과 입사 지원이 줄어든다. 연휴가 끝나면 반대로 움직인다. 월요일이 돌아오는 순간, 미뤄뒀던 이력서가 다시 올라오고 지원 버튼도 함께 눌린다.

[산업톺아보기] 연휴는 쉬는 날이 아니었다…이직은 왜 명절 뒤 움직이나 - 산업종합저널 FA
이미지=산업종합저널 재구성·생성형 AI 활용

잡코리아가 최근 2년간 명절 전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2024년 추석 직후에는 이력서 등록이 평일 평균의 2배를 넘었고, 이후 명절에도 연휴가 끝난 첫 월요일마다 증가세가 반복됐다. 입사 지원은 최근 네 차례 명절 모두 평일 평균보다 20% 안팎 많았다.

숫자는 한 가지 장면을 보여준다.

직장인은 연휴 동안 회사를 떠나 있었지만, 경력까지 멈춘 것은 아니었다.

쉬는 동안 멈춘 건 ‘지원’, 생각은 아니었다
이직은 마음먹는 순간보다 준비하는 시간이 길다.

지난 몇 년간 무슨 일을 했는지 다시 꺼내야 하고, 성과를 몇 줄로 줄여야 한다. 회사 안에서는 익숙했던 업무를 채용 담당자가 알아볼 수 있는 경력으로 바꿔 적어야 한다.

평일에는 이 작업이 자꾸 뒤로 밀린다.

회의가 하나 끝나면 보고가 남고, 퇴근 뒤에는 하루가 이미 많이 지나 있다. 그래서 이직을 생각하면서도 이력서는 오래된 상태로 남아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명절은 그 시간을 길게 이어준다.

잡코리아가 직장인 1천15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4.3%가 추석 연휴에 이직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준비 내용도 거창하지 않았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손보고, 경력과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는 일이 중심이었다.

실제 행동 데이터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연휴 동안에는 지원이 평소보다 크게 줄었다. 대신 휴일이 끝나자 다시 몰렸다.

이 숫자만으로 “명절이 이직을 만든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연휴가 이미 마음 한쪽에 있던 이직을 정리해 보는 시간으로 쓰이고 있다는 해석은 가능하다. 지원은 나중에 하고, 준비는 먼저 해두는 식이다.

회사에서 쉬는 시간이 회사 밖을 바라보는 시간으로 바뀌는 셈이다.

명절이 원인이라기보다 ‘시간’이 생긴 것
명절 뒤 구직 활동이 늘었다고 해서 원인을 가족 모임이나 명절 스트레스로 돌리기는 어렵다.

자료는 이력서 등록과 입사 지원이 언제 늘었는지는 보여주지만, 왜 늘었는지까지 증명하지는 않는다.

채용시장의 계절성도 함께 봐야 한다.

추석 전후는 하반기 공개채용과 경력직 채용이 이어지는 시기다. 기업이 사람을 뽑는 시점과 직장인이 긴 휴식을 확보하는 시점이 겹친다.

그 결과 연휴 전에는 미뤄뒀던 이력서를 손보고, 연휴가 끝난 뒤 실제 공고에 지원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

여기서 명절의 역할은 조금 달라진다.

이직의 계기라기보다 이직을 준비할 수 있는 ‘빈 시간’에 가깝다.

잡코리아 조사에서 30대의 이직 준비 응답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다만 준비 의향과 실제 이직은 다른 문제다. 지원했다고 모두 면접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면접을 봤다고 실제 퇴사와 입사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

[산업톺아보기] 연휴는 쉬는 날이 아니었다…이직은 왜 명절 뒤 움직이나 - 산업종합저널 FA
일러스트=산업종합저널·생성형 AI 활용

연휴 직후 지원자가 늘었다는 사실과 실제 이직률이 높아졌다는 결론 사이에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구간이 남아 있다.

기업도 명절이 끝난 뒤를 본다
구직자가 움직이는 시점은 기업에도 의미가 있다.

연휴 동안 구직 활동이 줄었다가 첫 월요일에 다시 뛰는 패턴이 반복된다면, 채용 공고를 언제 노출하고 지원자를 언제 확보할 것인지도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이 역시 ‘명절 직후가 채용에 유리하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이번 데이터가 보여주는 것은 지원자의 움직임이다. 지원이 늘어난 뒤 어떤 공고에 사람이 몰렸는지, 실제 채용으로 얼마나 이어졌는지까지는 담겨 있지 않다.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명절은 채용시장에서 완전한 공백기가 아니었다.

겉으로는 지원이 줄어 조용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 이력서가 고쳐지고 경력이 다시 정리된다. 그리고 회사가 다시 문을 여는 날, 준비된 선택지가 행동으로 바뀐다.

연휴가 끝나는 순간, 이력서가 다시 움직인다
출근 첫날 풍경은 대체로 비슷하다.

컴퓨터를 켜고, 밀린 메일을 확인하고, 멈춰 있던 일을 이어간다.

하지만 같은 날 채용시장에서는 다른 일이 벌어진다.

새 이력서가 등록되고, 새로운 지원이 들어간다.

최근 2년의 명절 데이터에서는 이 움직임이 반복됐다. 입사 지원은 연휴 직후 첫 월요일마다 평소보다 약 20% 많았다.

그 숫자를 보고 있으면 명절의 의미가 조금 달라진다.

누군가에게 연휴는 완전히 쉬는 시간일 수 있다.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지금 다니는 회사와 다음 회사를 조용히 비교해 보는 시간이 될 수 있다.

달력에는 같은 빨간 날이 찍혀 있다.

다만 연휴가 끝난 뒤 움직이는 이력서 숫자를 보면, 그 시간을 모두 같은 방식으로 보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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