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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톺아보기] 혼자 일하다 숨진 1만442명…위험작업 ‘2인 1조’는 어디까지

1995~2024년 조사대상 사망자의 42.6%…작업인원 미분류 사례도 분모에 포함

기계가 멈추지 않거나 사람이 쓰러졌을 때, 바로 옆에서 작업을 중단하고 구조를 요청할 사람이 있는지는 사고 직후 대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2016년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19세 노동자가 혼자 작업하다 전동차에 치여 숨졌다.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는 24세 김용균 씨가 홀로 일하다 컨베이어벨트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두 사고 뒤에는 같은 질문이 남았다. 위험한 작업을 왜 혼자 맡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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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재구성=본지(AI 도구 활용)

김정호 의원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24년까지 조사대상 사망자 2만4520명 가운데 1인 작업 중 숨진 노동자는 1만442명이다. 연평균 약 348명이다.

조사대상 사망자의 42.6%가 1인 작업 중 숨져
1인 작업 중 사망자는 조사대상 전체의 42.6%를 차지했다. 2~3명이 함께 작업하던 중 숨진 노동자는 8030명, 4명 이상이 작업하던 경우는 3537명이었다. 동시작업인원을 분류하지 못한 2511명도 조사대상에 포함돼 있다.

따라서 42.6%는 작업인원이 확인된 사망자만을 분모로 계산한 비율이 아니다. 전체 산업재해 사망자 중 1인 작업 사망자의 비율로 읽어서도 안 된다.

혼자 일했다는 사실만으로 사고 원인을 단정할 수도 없다. 설비 상태와 방호 조치, 작업 절차 등을 함께 조사해야 한다. 이 통계에는 작업 형태별 전체 노동자 수나 작업시간도 없어 1인 작업과 다인 작업의 사고 위험률을 비교할 수 없다.

그럼에도 30년간 1만 명 넘는 노동자가 사고 당시 혼자 일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어떤 작업을 혼자 맡겨도 되는지 묻게 한다.

두 명을 배치하는 것과 함께 작업하는 것은 다르다
김용균 씨 사망 이후 마련된 ‘공공기관의 안전관리에 관한 지침’은 공공기관이 2인 1조로 근무해야 하는 위험작업의 기준을 마련해 운영하도록 정했다. 모든 작업에 일률적으로 두 명을 투입한다는 뜻은 아니다.

현장에서는 작업조에 두 명이 있다는 것과 위험한 순간에 두 사람이 함께 있다는 것도 구분된다. 2022년 평택 SPL 공장에서 23세 노동자가 소스 교반기에 끼어 숨졌을 때 회사는 2명이 근무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동료 노동자들은 다른 한 명이 별도 업무를 맡아 사고 당시에는 사실상 단독작업이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6월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승강기를 점검하던 20대 노동자가 추락해 숨졌다. 사고 직전 동료에게 혼자 작업하기 힘들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보도됐다.

구의역 스크린도어와 태안화력 컨베이어벨트, 식품공장 교반기, 아파트 승강기는 작업 환경이 서로 다르다. 사고의 원인과 적용되는 안전규정 역시 각각 따져야 한다. 다만 위험한 순간 작업자 곁에 누가 있었는지는 이 사례들에서 되풀이되는 질문이다.

위험작업의 범위를 법으로 정할 것인가
국회에서는 위험작업의 2인 1조 수행을 산업안전보건법에 명시하려는 법안이 발의됐다. 쟁점은 어떤 작업을 의무 대상에 넣을지다. 산업과 설비마다 위험 요인이 다른 데다, 일부 작업에는 별도의 인력 배치 기준도 적용된다.

2인 1조가 설비 결함이나 방호 조치 미비까지 해결하지는 못한다. 같은 조에 속한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장소에서 일한다면, 인원을 늘린 것만으로 작업 중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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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장에서 작업자 2명이 설비를 함께 점검하는 모습을 표현한 AI 생성 이미지. 한 작업자가 설비 내부를 확인하고 다른 작업자가 점검 내용을 기록하는 장면을 구현했다.

‘2인 1조’를 둘러싼 논의는 결국 숫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작업은 혼자 수행해도 되는지, 어떤 작업에는 현장에서 함께 위험을 확인하고 사고에 대응할 동료가 필요한지를 정하는 문제다.

1995~2024년 조사대상 사망자 가운데 1만442명이 혼자 작업하던 중 숨졌다. 이 숫자가 가리키는 것은 모든 사고의 단일한 원인이 아니라, 위험작업의 인원 배치 기준을 계속 따져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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