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가 없다”
메타버스 산업을 향한 비판이다. 코로나 19 사태 당시 부풀어 올랐던 ‘가상 세계’의 기대감은 빠르게 식었다. 겉모습은 게임과 비슷했다. 게임을 보는 부정적 시각이 메타버스 산업에 그대로 투영됐다.
명확한 목표 설정도, 확실한 비즈니스도 없었다. NFT, 블록체인 등 토큰을 내세운 청사진만 공개해 투자 자금을 끌어 모았다. 목표 설정 없이 모인 자금은 해이를 불렀다. 자금만 모으고 흐지부지되는 사업이 많았다.
메타버스 산업의 ‘실체’를 찾기 위해 ‘2023 메타버스 엑스포(METAVERSE EXPO 2023, 이하 전시회)’를 둘러 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찾았다. 관심은 떨어져도 발전은 계속됐다. 가상 세계의 명확한 비즈니스 목표를 보여준 기업도 있었고, 메타버스에 VR, AR, 디지털 트윈 등 신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도 보였다.
현실적 그래픽 내세운 ‘초실감형 메타버스’, 관람객 북적
참관객들은 롯데정보통신의 자회사인 ‘칼리버스’ 부스를 가장 많이 찾았다. 현실적 그래픽을 내세운 ‘초실감형 메타버스’를 체험하려 길게 줄을 섰다. PC, VR, 3D 디스플레이, 모바일 등 다양한 기기로 체험할 수 있었다.
칼리버스는 실사형 그래픽을 추구했다. 인체 비율대로 아바타를 제작하고, 물건의 색감과 질감을 그대로 구현했다. 홍지훈 칼리버스 사업개발부서장은 “실제 거리를 걷는 느낌, 실제 사람의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명확한 비즈니스 목표도 설정했다. 롯데 유통계열사와의 시너지를 위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했다. 다른 아바타가 착용한 상품 정보를 바로 볼 수 있고, 오프라인에서 구매한 제품은 아바타도 착용할 수 있다. 홍지훈 부서장은 “24시간 열려 있는 ‘나만의 쇼핑몰’이 된다”고 설명했다.
가상 콘서트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도 진출했다. 실물을 흉내 낸 아바타를 사용하지 않고, ‘라이브’의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입체 촬영으로 현실의 모습을 구현했다.
홍 부서장은 “아이돌과 가상공간에서 함께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면서, “옆집에 좋아하는 아이돌이 산다거나, 산책하는 아이돌을 구경할 수 있다면 가상세계라도 영향력이 크고, 이를 기반으로 이용자를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XR 기술, 현실과 가상 세계 결합해 산업 현장 연결
XR 기술로 현실과 가상세계를 결합해 현장의 운영을 관리하는 ‘산업용 XR 솔루션’도 참관객의 관심을 끌었다.
산업 현장은 인력이 부족하다. 생산 인구 자체도 줄었고, 직무 수행 자질과 근로 조건을 갖춘 인원을 찾기도 힘들다.
업무 지식과 노하우를 빠르게 전달할 수 있다면 인력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버넥트는 XR기술에서 그 답을 찾았다. 업무 매뉴얼을 가상에 구현해 필요한 작업을 직관적으로 학습한다.
![[메타버스 엑스포]메타버스 산업의 실체를 찾아서 - 산업종합저널 전시회](http://pimg.daara.co.kr/kidd/photo/2023/06/15/thumbs/thumb_520390_1686819706_66.jpg)
PC조립 가상 작업 매뉴얼을 스마트폰으로 확인하는 모습
스마트폰, 스마트글라스 등 다양한 기기로 작업 매뉴얼을 볼 수 있다. 컴퓨터 조립 가상 매뉴얼을 시연한 버넥트 관계자는 “종이 매뉴얼을 보는 것보다 빠르고 직관적으로 지시 사항을 확인한다”며 “화학제품‧반도체‧조선‧항공 등 다양한 산업 분야, 직업 훈련 기관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글라스를 활용한 원격 협업 기능도 선보였다. 현장 작업자의 화면을 실시간으로 본사 관리자와 연결한다. 화면에 특정 부분을 표시하거나, 이미지‧문서도 전달할 수 있다.
버넥트 관계자는 “엔지니어와 현장 작업자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면서, “해외 생산 공장이 있는 대기업, 원격 기술 지원이 필요한 현장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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